본 연구는 사회과학에 대한 성찰적 연구의 일환으로서 한국 사회과학의 변동을 전문화와 대중화라는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사회과학의 전문화와 대중화 중 한쪽을 옹호하는 기존 연구들과 달리 이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어떤 사회적 조건의 변화가 2000년대 이후 사회과학의 전문화와 대중화 사이에 갈등을 증폭시켰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했다.

1995년 교육개혁을 거치면서 대학 교육이 대중화를 넘어 보편화 단계에 들어서고 대학원 교육 역시 대중화되자 사회과학의 전문화와 대중화 사이에 갈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아카데미즘의 규율화와 저널리즘의 상업화 경향이 강해지면서 대학 외부의 학술활동은 축소되었다. 공고해진 대학과 언론의 분업 체계에서 전문화를 위한 전문화, 대중화를 위한 대중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화되었으며, 정작 전문화와 대중화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하는 사회과학의 공공성에 대해서는 제대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 ‘사회 없는 사회과학’이라는 말은 사회과학의 공공성에 대한 성찰 없이 나름의 전문성만을 추구하는 사회과학 지식에 붙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비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