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학회 회원 여러분,
2월 넷째 주 금요일 콜로키움이 3월8일(금)에 개최됩니다.
한국문화사회학회는 심층적인 발표와 격렬한 논쟁이 일어나는
<실질적인 공론장>
으로 콜로키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먼저
<사회적 삶의 의미>
에 핵심이 되는 실제 문제들을 선정하고 발표자와 토론자를 섭외하고 있습니다.
이번 콜로키움의 주제는 서호철 선생님의
<집안의 상상과 민족의 상상>
입니다.
“친족집단(kinship)이야 모든 사회에 보편적으로 존재하겠지만, 친족(집안, 일가, 가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른 동아시아 사회들과 비교해서도 한국의 친족 관련 관습은 독특한 양상을 보인다. 그 중 하나가 ‘친족’으로 인식하는 범위가 무척 넓다는 것인데, ‘동성동본’ 전체를 친족으로 본다면 집안에 따라 그 수는 수백만을 헤아리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모순이 존재한다. 첫째, 반상과 적서의 구별이 엄격했던 조선시대와 오늘날의 ‘친족’의 개념과 범위는 같은 것일 수 없다. 둘째, ‘동성동본’의 전체 범위는 족보라는 사적 기록, 혹은 호적이나 인구센서스상의 성과 본관 기재를 따른 것으로, 조상 제사를 중심으로 하는 ‘문중’의 범위와는 너무 큰 격차를 보인다. ‘동성동본’ 집단은, 법률적으로는 얼마 전에 사라진 ‘동성동본 금혼제’ 외에 그들 스스로를 친족집단으로 맺어주는 어떤 인식/실천도 가지고 있지 않다. 다시 말해 ‘동성동본’은 서류상의 친족(kinship on paper)일 뿐, 실제 대면적 인지나 교류, 거주의 인접, 공통의 실천(제사 등)을 통해 맺어지는 친족이 아니다. 물론 이런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이야기이다. 덧붙여서, 각 집안에 전해오는 성씨의 내력으로 말하자면 한국인 전체의 1/3 이상이 중국계라는 것도, 상식이랄 것도 없는 이야기다. 내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그런 것들이 상식 아닌 상식이 되어온 그 과정이다. 왜 그토록 많은 성씨/집안이 스스로를 신라의 왕족, 그것도 특별히 경순왕의 후손임을 자처하는 것일까? 그들 모두는 과연 서로 ‘동성동본’이거나 ‘同源’인 것일까? 일본의 메이지 민법이 식민지 조선에 적용되기 전에도 과연 동성동본끼리의 혼인은 법률적으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을까? 우리 조상이 箕子와 함께 중국으로부터 ‘東來’했거나 임진왜란 때 명나라 장수로 조선에 오게 되었다는 등의 ‘상상’은, 조선은 중국 한족과는 별개의 혈통과 역사, 문화를 갖는 ‘단일민족’이라는 상상과 충돌하지 않았을까? 뒤집어 말하자면, 신분에 관계없이 같은 성과 본관을 갖는 모든 사람은 다 ‘동성동본’이라는 인식은 극히 근대적인 것, 전형적인 범주형 정체성(categorical identity)에 따르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어쩌면 그런 범주형 정체성은 전통적인 친족의 관행과 실천이 아니라, 조선의 인민을 여러 범주로 구분하고자 했던 식민통치세력의 관심과 실천의 산물이 아니었을까? 이 발표는 이런 사소한 몇 가지 점들에 대해, 몇 가지 서툰 물음을 던져보려는 것이다.” - 서호철
서호철 선생님의 발표에 이어, 채오병 선생님의 발표에 버금가는 토론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후, 항상 그러하듯, 모든 청중이 함께 참여하는 활발한 토론이 이어집니다.
부디 참석하셔서 아름다운 문화사회학의 향취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o 주제: 집안의 상상과 민족의 상상
o 발표자: 서호철 (한국학중앙연구원, 사회학)
o 토론자: 채오병 (국민대, 사회학)
o 일시: 2013년 3월 8일(금) 오후 6시
o 장소: 서강대학교 정하상관 106호 (서강대 후문에서 가까움)
* 발표자료는 행사 당일에 배포될 예정이며 홈페이지에 업로드 되지 않습니다.
* 저녁식사로 간단히 김밥과 음료가 준비됩니다.
* 콜로키움 후 뒷풀이가 서강대 인근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 주차할인권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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