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수집전 소개
1930~40년대 상하이, 홍콩, 경성...
그 거리의 배우들, 연인들, 구경꾼들

수집전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30~40년대 계몽·선전영화 6편
수집전은 그간 한국영상자료원과 동아시아 각국의 영상자료원들이 수집한 영화들을 모은 섹션이다. 개·폐막작 이외에 이번 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수집작들을 이 섹션에서 볼 수 있다. 방한준 감독의 전시동원영화 <병정님> 등 6편이 그 작품들. 35년작으로 추정되는 <한 ‘성심’의 힘> 은 납세의무에 관한 계몽적 취지를 극적인 구성으로 설파한 작품으로 당대의 프로파간다 양식의 일면을 잘 보여준다. 총력전기의 뉴스릴 중 하나인 <조선의 애국일> 은 생활습속까지 조직하려했던 식민권력의 의도를 잘 보여주는 기록이다. 같은 시기 일본 본토 언론사에서 제작된 뉴스릴도 초청하여 함께 상영한다. 이밖에도 영상자료원이 보유한 20세기초 기록·계몽영화와 뉴스릴을 모두 한 자리에 모았으며, 버튼 홈스의 〈Korea〉처럼 100년도 넘은 초기영상들이 포함되어 있다. 시미즈 히로시의 ‘도시교향악’ <경성> 은 식민도시 경성의 외피와 그 사이사이 틈새를 빨아들이듯 정교하게 묘사한 걸작이다.

원조 정통 사무라이 영화와 상해파 영화인들이 만든 대륙형 사극
한편 동아시아 각국의 아카이브에서 초청해온 수집작의 면면도 화려하다. 독일에서 어렵사리 수집되어 2004년 교토에서 공개된 <무사도> (1926) 무성 사무라이 영화로 일본과 독일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서구에 소개되기 위한 목적이 컸던 만큼 하라키리(腹切)나 게이샤 같은 동양의 이국정서를 강조하는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다. 홍콩전영자료관이 영국에서 수집한 <국혼> 은 2차대전 후 홍콩으로 넘어온 상하이의 베테랑 영화인들이 영화사를 세우고 만든 대륙형 전쟁사극이다.

완령옥, 리샹란 그리고 홍콩의 영화인들
<상해여 잘 있거라> 는 상하이에서 활동한 조선인 감독 정기탁의 작품으로 당대 중국 최고의 스타였던 완령옥이 주연을 맡았다. 30년대 상하이 신여성 바이루의 사랑과 좌절을 그리고 있다. 심포지엄 주제에 맞추어 초청한 두 작품도 흥미롭다. 제국주의 시대 최고의 스타로 살았던 리샹란이 주연한 <지나의 밤> 은 직접 주제가까지 불렀던 그녀의 인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대만 초청작 <스위트 홈> 은 대만 원주민과 이주해온 본토인의 미묘한 갈등을 가족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낸 수작이다. 중국전영자료관이 추천한 <전정만리> 는 1940년대 홍콩의 다양한 볼거리들로 가득 찬 영화다. 도시 야경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영화를 홍보하는 광대들의 거리 행진이나 무희들의 버라이어티쇼처럼 당대의 영화, 공연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는 작품으로, 홍콩에 세워진 서양식 건물의 다채로운 모습도 잘 담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 일시: 2008.5.9(금)~25(일)
▶ 장소: 시네마테크 KOFA | 오시는 길 → 클릭
▶ 입장료: 4,000원(경로우대 2,000원) | 개막공연 7,000원
▶ 주최: 한국영상자료원
▶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일본국립필름센터, 중국전영자료관, 대만전영자료관, 홍콩전영자료관

▶ 상영작품:

무사도(武士道) Bushido (Das eiserne Gesetz) 5월18일(일) 17:00 | 5월24일(토) 20:00
“라스트 사무라이”의 원조, 정통 사무라이 영화의 발굴

지나의 밤(支那之夜) Night in China (Shina no Yoru) 5월21일(수) 19:30 | 5월25일(일) 16:00
식민지 조선의 톱스타 리꼬오랑(리샹란)의 노래를 듣는다

전정만리(前程万里) Bright Future 5월16일(금) 17:30 | 5월25일(일) 13:00
영화의 도시 1940년대 홍콩의 화려한 거리를 거닐다

국혼(國魂) The Soul of China 5월16일(금) 14:30 | 5월20일(화) 20:00
홍콩으로 넘어온 상하이 영화인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들어낸 시대극

스위트 홈(宜室宜家) Sweet Home 5월12일(월) 20:00 | 5월20일(화) 17:30
만다린과 대만어로 언어가 다른 이웃사촌의 좌충우돌 홈코미디

병정님(兵隊さん) 5월9일(금) 15:30 | 5월18일(일) 14:30
2006년 발굴 이후 최초로 공개되는 또 하나의 징병 영화

상해여 잘 있거라(Good bye, Shanghai!) 5월9일(금) 13:30 | 5월22일(목) 17:00
상하이파 영화인 정기탁과 완령옥이 그린 상하이 신여성의 삶과 사랑

조선의 일상, 조선의 풍경(‘경성’ 등 13편) 5월11일(일) 16:00 | 5월16일(금) 20:00
최초 공개되는 세 편의 문화영화를 포함한 기록·선전영화 모음
- 한국 KOREA (E.버튼 홈스, 1899년 추정)
- 고요한 아침의 나라 (미상, 1901~1910년경)
- 조선의 축산업 (미상, 1920년대)
- 한국의 주요 마을들 Important Towns in Korea (미상, 1923년경)
- Colin Ross(춤추는 무용수들의 집) (미상, 1924년경)
- 순종황제 인산습의 (미상, 1926년경)
- 만주에서의 전투 (미상, 1931년)
- 만국영화(주)- 주간뉴스 (미상, 1939년)
- 동경-북경(조선과 만주를 거쳐) Tokyo Peking Through Tyosen and Manchoukuo 中 조선 TYOSEN 편 (미상, 1938년)
- 경성(京城) Keijo (시미즈 히로시, 1940년)
- 제목미상(조선 남자아이가 엄마 찾는 내용) (미상, 1930년대경)
- 한 『성심』의 힘 (미상, 1935년경)
- 제목미상(대홍수 후 수리사업 관련 내용) (미상, 1935년경)

총력전 영화(‘렌고 어린이뉴스’ 등 9편) 5월11일(일) 14:00 | 5월15일(목) 17:30
전시총동원기, 일본본토와 조선의 뉴스릴 모음(최초공개 두 편 포함)
- 렌고 어린이뉴스 7호 Rengo News for Children No.7 (Rengo Eigasha 제작, 1939년)
- 요미우리 뉴스 140호 Yomiuri News No. 140 (요미우리신문사 제작, 1939년)
- 아사히 월드뉴스 259호 Asahi World News No.259 (도쿄·오사카 아사히신문사 제작, 1939년)
- 총후의 조선(銃後の朝鮮) (조선총독부 제작, 1937년)
- 조선 우리의 후방 (미상, 1939년경)
- 조선의 애국일(朝鮮の愛國日) (조선총독부 제작, 1940년)
- 일본실록 (미상, 1943년경)
- 조선시보 제11보 (조선영화제작주식회사 제작, 1943년경)
- 국기 아래서 나는 죽으리 (이익, 오카노 신이치, 1939년)

▶ 관련정보: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