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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영. 2022. <어쩌다 서로에게 괴물이 되었을까? - 천샘과 함께하는 젠더수업>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709
경북대학교 천선영교수 신간이 나왔습니다. << 어쩌다 서로에게 괴물이 되었을까? - 천샘과 함께하는 젠더수업>> 많은 분들에게 소개와 공유해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책에 대해서는 아래를 참조해주세요. 


 

목차 

수업을 열며 • 5

0 나는, 천샘입니다! • 11

1 학생들과 함께하는 젠더 여정 • 17
여성 사회학자, 왜 젠더 강의를 ‘거부’했을까?
수업의 목표, 가장 ‘보수적’인 학생의 자리 마련하기
절박함의 근원_ 청년들의 성별적 젠더의식 격차
‘프리 토크 젠더’ 운동을 제안하다
우리 사회 세 개의 젠더 소통장, 그 간극과 괴리

2 젠더 대화의 조건 • 47
솔직하게, 정확하게, 정중하게
젠더 대화법 1_ 차라리 재미 없는 것이 낫다
젠더 대화법 2_ ‘약한 유대’로 충분하다
젠더 대화법 3_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만큼

3 달라도 너무 다른 여성 청년과 남성 청년 • 65
여성이 아직도 사회적 약자라고요?
젠더의식 격차가 말해주는 여성이라는 집단의 사회적 약자성
결혼에 더 부정적이고 더 우울한 20대 여성들
데이터로 말합시다
군대 생각만 하면 울컥합니다, 역차별 아닌가요?
잠재적 범죄자가 된 기분이라고요!

4 일상 속 젠더 풍경 • 117
고정관념에 대하여 1_ 분홍색은 한때 남성의 색이었다!
고정관념에 대하여 2_ “치마 입고 싶은 생각 1도 없습니다만”
고정관념에 대하여 3_ 성폭력 피해자=여성? 성을 파는 사람=여성?
여성은 소심하다? 여성은 세심하다?
여성성 또는 남성성, 타고날까요? 길러질까요?
일상 속에 스며있는 젠더 역할 고정관념
‘평균’이라는 폭력: 남성의 아킬레스건, 키
젠더적 언어: 유모차? 유부차? 유아차!
여성/남성? 아니 스스로를 여성/남성이라고 믿는 사람들
(혼전)동거 찬성의 이유: 결혼의 안정성 증가?
젠더적 공간_ 배려 또는 배제?
오늘의 슬픈 젠더 풍경

5 공정함에 대하여 • 191
‘납작한 공정’은 위험하다
시험지만 같으면 공정한가?
여대에 약대가 있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특권’이라는 말

6 성범죄의 일상성 • 221
예쁘다는 말은 칭찬 아닌가요?
누구는 불편하고, 누구는 불편해하는 것이 불편하다
성희롱은 성폭행보다 덜 나쁘다? 외모 품평은 그저 장난일 뿐?
성을 사고파는 것은 빵을 사고파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성매매여성’이라는 말이 불편한 이유
‘강남역 사건’ 이전과 이후: ‘나일 수도 있었다’
“여성혐오 걱정 안 하셔도 된다. 이준석은 여성 좋아한다”
혐오표현을 ‘좋아하는’ 사람, ‘즐기는’ 사람 있을까요?

7 오늘 여기 우리의 페미니즘 • 263
‘미투’가 불편하신가요?
성별적으로 대동단결?
저는 꾸미고 싶은 페미니스트입니다!
‘여성스러운’ 페미니스트를 문제 삼는 것도 문제겠지만…
성 개방성 논의는 젠더 중립적?
미러링,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을까?
성전환자, 페미니즘 내부의 아킬레스건
질문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한국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
너도 페미야? 페미니스트라고 ‘낙인’ 찍힐까 두렵습니다
너도 페미냐는 말의 속뜻
반성문: 우리는 교육환경 개선을 얘기할 자격이 있습니까?

8 ‘수평사회’로 가는 길 • 333
‘수평사회’로 가는 길 1
‘수평사회’로 가는 길 2
학생들의 이야기

수업을 닫으며 • 354
감사의 글 • 359
주석모음 • 363
참고문헌 • 369


출판사 책소개 

“도대체 우리가 무슨 혜택을 누렸다는 거야?”
“정말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


젠더 이슈는 화약고다. ‘사소한’ 한 마디 말이 폭발적 갈등을 불러온다. 상대의 이해를 구하는 설명보다 급소를 찌르려는 험악한 말들이 넘쳐난다. 모니터 앞에 앉은, 어쩌면 괴물일지도 모를 그들은 서슴지 않고 혐오의 불씨를 던진다.
그런데 현실 세계는 다르다. 분명히 이슈가 되어야 할 사안인데도 어떤 사람은 말하기 싫어하고 어떤 사람은 하고 싶은 말을 참는다. 다수의 침묵은 마치 갈등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몇몇의 괴물들이 인터넷과 미디어를 점령한 것처럼 보이게도 한다.
익명의 그늘에서 서로를 괴물 취급하는 것도, 침묵의 그늘에서 없는 문제처럼 취급하는 것도 우리들의 ‘젠더적 안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떻게 증오와 혐오의 그늘에서 벗어나 ‘햇볕 아래에서’ 사람 대 사람으로 대화할 수 있을까?

함께 걷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아직은 우리 모두 괜찮습니다.
확신을 포기하는 한 아직은 우리 모두 괜찮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두 가지 쉬운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그 문제를 외면하는 것이다. 젠더 갈등은 몇몇 예민한 사람들의 호들갑일 뿐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모든 사회 문제가 그렇듯, 젠더 이슈 역시 나의 문제이며 모두의 문제다. 있는 것을 있는 것으로 인정하고 해결해나가지 않으면 결국에는 커다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두 번째는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것이다. 몇몇 극단적인 주장을 가져와 그것이 전체인양 취급해버리면 된다. 성평등에는 동의하지만 한국의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라고 비난한다. 상대방을 ‘대화할 가치조차 없는 괴물’로 규정하면 더 이상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에게 정당성을 부여할 수는 있겠지만 부작용이 있다. 아래는 책에 소개된 학생의 글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의 유형은 ‘무식한’ 사람이다. 내가 생각하는 무식함은 자신이 믿고 있는 것들이 모두 맞다고 생각하고 ‘그건 원래 그래’라든지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라며 어렵고 복잡한 일을 회피하려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작은 삶은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을지는 몰라도 세상을 두 눈으로 볼 수 없는 까막눈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내가 그런 ‘망할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사회학을 전공한 저자는 20년 동안 젠더 수업을 해오고 있다. 학생들의 젠더 의식은 높아졌지만 격차는 더 벌어졌다고 한다. 스스로 성평등주의자라고 생각하는 남학생들과 아직 갈 길이 너무 멀다는 여학생들. 그래서 젊은 세대의 젠더 갈등이 더 심각하다. 저자는 서로가 서로에게 괴물이 되어가는 참담함을 경험하면서 우리 모두, 특히 청년들의 ‘젠더적 일상’이 안녕하기를 바라는 절박한 마음으로 책을 썼다.

“한 학기 동안 ‘젠더와사회’ 수업을 하며 겪은 가장 큰 변화는 내 젠더에 대한 관념이나 누군가의 젠더에 대한 관념이 아니다. / 단지 ‘누군가의 의견을 듣고 내 의견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다. / 수업은 끝이 났지만 나는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의견들과 만날 것이다. / 이제야 사회로부터 젠더를 마주하는 시작이다.”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것들은 괴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빛이 있는 곳으로 나가면 우리의 이웃이거나 동료이거나 가족이다. 젠더 문제를 외면하고 싶을 수 있다. 절대로 이해하고 싶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젠더 문제는 이웃, 동료, 가족의 문제다. 그들과 ‘안녕한 관계’를 맺고 싶다면 ‘젠더를 마주하는 시작’을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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